토요일 잠이 너무 안와서 뜬눈으로 해가 뜨는걸 보다가 잠들었다.

간신히 잠들고 한 세네시간쯤 후에 눈을 떠보니까 

해가 중천이더라.

묘하게 피곤함은 없었고 밖을 보니 구름은 높고 하늘은 푸르길래

오늘은 등산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안일을 시작했다.

빨래랑 바닥 청소를 끝내고 나니까 날씨는 더 청명했다.

 

목적지는

그동안 갈까 말까 고민했던 청계산으로 정해놨는데

일단 가까운 곳에 청계산 쪽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날씨가 맑아서 결심한 내용이지만 따가워 보이는 햇살을 보면 옳게 된 생각인가 고민을 많이했다

막상 밖으로 나오니까 습도가 낮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날씨가 덥게 느껴지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가는길에 내가 걸어서 오를 산의 동선을 파악해놨다.

물은 버스타기 전에 사놨고 물 하나 들고 바로 전투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로 사진에서 봤던 경유지들을 하나씩 마주할 때마다 뭐야 이 산 탈만하네 였는데

한 30분쯤 올랐던가. 그쯤되서 경사가 높은 경사로를 올랐는데 그게 큰 고비였다.

갑자기 만난 고비를 간신히 파헤치고 나선 진짜 다섯걸음 걷다 쉬고 그랬다.

암턴 격정의 등산을 완료하고  하산의 차례였는데

등산을 하며 물을 한통 다 비워버려서 내려올 때는 진짜 너무 힘들었다.

사람 붙잡고 제발 물좀 좀만 주세요라고 하려고 했으나 용기는 없었고.. 왜 중간에 바로 하산 안했는지 나를 원망했다

 

간신히 내려오고 나서 바로 버스를 타려고 가는데 앞에 막국수라는 간판이 떡하니 있길래

귀신에 홀린듯 바로 들어가서 막걸리와 물막국수를 시키고

기본으로 나온 반찬이고 물이고 그냥 마구 삼켰다

진짜 마구 삼켰다 

그뒤에 막국수가 나왔길래 얼음이 두둥 떠다니는 국물 한모금 마셨다가 정말 극락을 봤네.

근데 막상 어느정도 진정이 된 이후에 먹은 막국수는 정말 맛이 없는 놈이었다.

차갑다+식초 맛이난다 정도만으로도 나는 너무 좋다 생각하며 호로록 했는데

어느정도 배가 차고 보니까.. 맛이 거의 평양냉면급이더라..

막국수보단 막걸리가 진짜 시원하고 청량하고 좋았다.

왜 산타는 사람들이 막걸리를 그렇게 좋아하는가

너무 잘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집에와서 고기와 막걸리 한잔 더 하고나서야

나의 이번 주말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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